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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생에게 필요한 정신 자세
BOF  2009-05-16 10:54:14, 조회 : 2,239, 추천 : 121

공부는 갈수록 어려운 것이라 고등학교보다는 대학이 대학보다는 대학원이 더 어렵습니다.
또 석사과정보다는 박사과정이 더 어렵죠.

공부 내용이 어려워지는 것도 있지만 그것보다도 더 어려운 것은 연구와 관련된 일들입니다. 대학원생이 되면 이제 교수님이 가르쳐 주는 것만 배우고 익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학자가 되어 연구를 해 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즉 남의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주된 업무가 아니라 새로운 지식을 창출해 내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 됩니다.

저도 대학원생인 적이 있었고, 그간 많은 동료와 제자들을 지켜보았습니다. 정말 힘들게 해나가는 대학원생이 있는가 하면 교수의 사랑을 받으며 넉근히 해내는 사람도 많습니다. 물론 자질과 노력의 차이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주로 대학원 공부에 임하는 정신자세의 차이기도 합니다. 이 글에서는 대학원생이 어떤 자세로 공부에 임해야 하는지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1. 방어적이 아니라 공격적이어야 한다 (따르는 사람이 아닌 지도적인 사람이 되어야 한다)

사실 대학까지의 공부는 방어적인 공부입니다. 선생님이 내 주는 숙제 열심히 하고 시험공부 하고...그저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만 100% 하면 좋은 학생이라는 평가를 받죠. 고스톱으로 표현한다면 열심히 면피만 하고 있으면 그런 대로 괜찮은 학생이라고 평가받습니다. 이런 때는 못먹어도 고우 한다는 정신이 필요 없습니다. 하지만 대학원은 다릅니다. 대학원에서는 학생 본인이 리더이며 교수는 오히려 보조자 또는 따르는 사람일 뿐입니다. 교수 따라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를 낳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비전을 갖고 이니셔티브를 쥐며 연구와 장래계획을 추진할 때 교수는 옆에서 도와주는 것입니다.

강의를 들을 때도, 교수가 원하는 것이 뭔지, 어떻게 하면 이 과목에서 좋은 성적을 받을지를 생각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교수를 경악시킬 것인가, 어떻게 하면 좌중을 압도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방어적이고 수동적인 자세로는 대학원에서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숙제를 낼 때도 교수가 바라는 만큼만 해서는 안되고 그보다 훨씬 더 놀랍게 해 내야 하고, 기말 페이퍼를 써 낼 때도 교수를 압도하겠다는 생각으로 써야 합니다.

교수가 좋아하는 사람은 시키는 대로 착실히 따라 오는 학생이 아니고 시키지 않아도 척척, 기대이상으로 해내는 학생입니다. 교수가 되면 많은 학생들을 관리해야 하는데, 일일히 지시하고 그것이 잘 되었는지를 검토해야 하는 학생은 관리하기가 힘들죠. 그냥 말 한마디만 하면 기대보다 훨씬 잘 해내는 학생이 필요합니다. 교수의 인생을 편하게 만들어주거든요.

2. 흔들리지 말고 굳세어라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다보면 좌절도 많고 고난도 계속됩니다. 죽자사자 공부해도 성적이 안 오를 수 있고, 열심히 했는데도 교수가 만족해 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 때면 자연히, "내가 공부할 사람인가?" "이런 식으로 대학원 공부해서 뭐가 될 건가?" 하는 식으로 회의하면서 옆을 돌아보게 됩니다. 이것이 금물입니다.

이런 생각을 하기 때문에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고 뒤쳐지는 것입니다. 일단 대학원에 들어갔으면 애당초 입학시의 목표를 회의하지 말고, 열심히 하면 그것을 이룰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대학원 공부에서 실패하는 사람들은 자질이 부족한 사람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이 부족한 사람들입니다. 입학허가를 받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대학원 공부를 해 낼 수 있습니다. 자기 스스로를 높이 보고, 자긍심을 갖고, 스스로에게 높은 목표를 부여하며, 스스로를 굳게 믿으십시오.

3. 숨지말고 나서라

한국 학생들은 다들 수동적이고 특히 미국 학교에 들어가면 죽은듯이 살면서 공부만 합니다. 하지만 이건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학교나 학과에서 일어나는 일에 적극 참여하고, 자신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눈에 보이면 적극적으로 도와주십시오. 영어도 못하는 내가, 미국사람도 아닌 내가 뭔 도움이 되겠느냐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문제입니다. 수학이 모자라는 학우가 있으면 시간 내서 도와주고, 교수나 교직원이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나 자원하십시오.

스스로가 미국학생들보다 못하다고 움츠려 들기 때문에 스스로 성장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미국 학생들도 알고 보면 다 허당입니다. 말만 번지르르 하고 겉으로만 나대지 실제로 실력으로 맞붙으면 여러분이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자신을 크게 보고 적을 크게 보지 마십시오. 그렇다고 상대를 얕보고 태만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잘 나 보이는 아이들에게 주눅들지 말라는 얘기죠. 학과에서 잘난 학생으로 소문난 사람이 있으면 그를 목표로 하여 어떻게 그보다 더 잘할 수 있는지, 어떡하면 그를 눌러줄 수 있는지를 연구하십시오.

4. 교수를 두려워 말고 가까이 다가 서라

대학원생은 비록 학생신분이지만 이제는 연구자이고 교수와 같은 업을 하는 사람입니다. 따라서 교수를 우러러보고 그 지도만 바라고 있어서는 안됩니다.

교수에게 인간적으로는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주고, 학문적으로는 가장 도움이 되는 동료가 되어야 합니다. 교수를 개인적으로 사귀고 사사로운 일도 도와주면서 언제나 늘 가까이 하십시오. 내가 늘 번거럽게 하는게 아닌지 염려하지 말고 자주 찾아 잡담도 하고 가까와 지십시오. 가끔 밖에서 식사도 같이 하고, 가능하면 집으로 초대해서 좋은 시간을 갖도록 하십시오. 아부 떠는 것이 아니라, 교수와 개인적으로 best friend가 되는 길입니다.

연구에서는 교수와는 동반자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교수의 지도를 받는 것도 필요하지만 때로는 자신의 새로운 아이디어도 내어 보고, 자신이 최근에 읽은 글도 얘기하면서 교수에게 배우는 것 못지 않게 교수에게 가르치려는(나쁜 의미가 아니라) 노력도 필요합니다.

한마디로 대학원생이 되면 교수와 나란히 서야 합니다. 그렇다고 교수에게 버릇없이 굴거나 대들거나 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아마도 여러분의 공부기간 중에 가장 선생에게 겸손하고 공손하게 대해야 할 때가 대학원생일 때일 겁니다.

5. 감동받되 맹신하지 마라

대학원에서 공부하다 보면, 위대한 연구자들의 글을 읽게 되고 그러면서 감동받습니다. 큰 학자들의 글에 감동받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그것이 절대진리라고 믿으면 안됩니다. 어느 연구자의 이론에도 헛점은 있으며, 이런 헛점을 잘 찾는 사람이 학자로서 발전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러분이 읽는 모든 연구는 다 잠정적으로만 사실입니다. 언젠가는 그것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것이 연구입니다. 공부를 할 때 기성 연구자의 이론을 잘 이해하되 그것을 그대로 수용해서는 안됩니다. 항상 회의하고, 그것이 그대로 실현되지 않는 조건들을 생각해 보십시오.

6. 창조는 모방에서 시작된다

예술도 학문도 마찬가지입니다. 학문도 창의적인 작업인데 그 시작은 모방입니다. 그러니 대학원 공부 초기에는 잘 된 논문 몇개를 집중적으로 공부해서 그 학자의 생각의 흐름, 글 쓰는 요령 등을 완전히 복사하다시피 학습하십시오. 내가 학생인데 어떻게 이런 위대한 학자의 글을 흉내낼 수 있을까 하고 걱정한다면 당신은 아직 대학원생의 위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입니다.

여러분이 물리학과 석사과정에 들어 섰다면 이미 아인슈타인과 동격입니다. 대학원 첫 강의에서 제출하는 논문이 아인슈타인을 흉내내서 안될 이유가 없습니다.

7. 이제는 오직 공부만 할 때이다

대학원생이 되면 공부가 업이 되는 것입니다. 학부때까지는 친구도 사귀고 여행도 하고 했지만, 이제 대학원생이 되면 하루 24시간 일주 7일 내내 공부만 생각하며 지내야 합니다. 읽고 쓰고 배우고 외우고...그것 외에는 다른 일은 하지 마십시오.

지금까지 여러분이 한 공부는 전초전에 불과합니다. 이제 정말 공부가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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