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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들이 미국 학교를 알아 1: 지금 배우는 것이 나중에 쓰일 것이다
BOF  2010-06-03 10:04:40, 조회 : 1,701, 추천 : 185

지금은 너무 생활화되어 있어서 모르는 이의 눈에 잘 보이지는 않지만, 미국 정신의 가장 기본적인 것은 실용주의(pragmatism)이다. 실용주의가 때로는 편의주의 등으로 비취어, 아이들이 반바지를 입고 슬리퍼를 신고 다니는 것이 전부인 것처럼 생각되지만, 실용주의는 이보다 훨씬 더 본질적이고 미국교육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실용주의적 미국교육은, 다음 단계에서 필요한 것을 중심으로 현 단계에서 교육한다는 것이다. 즉, 중학교에서 필요한 것을 초등학교에서 배우고, 고등학교에서 필요한 것을 중학교에서 배우며, 대학교 교육을 위해 고등학교 교육을 하고, 사회에서 적용할 것들을 대학교에서 배우게 한다.

우리나라처럼 형식주의 정신에 물들어 있는 교육은 써먹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그냥 교육을 위한 교육을 하기 쉽상이다. 사회에서는 써먹을 일이 없는 영어를 가장 중요한 교과목으로 삼고, 우리가 일상에서 늘상 사용하는 국어를 등한시하는 것이 그 예이다. 대학을 졸업해서 뭘 하느냐는 질문에는 말문이 막히면서도 무조건 좋은 대학에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도 형식주의다. 대학 졸업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한국적 형식주의 교육관에 빠져서 미국교육을 대하면 미국 교육의 진수를 제대로 맛보지 못하고, 그저 성적이나 잘 따고, 표준시험이나 잘 쳐서 더 좋은 고등학교, 더 좋은 대학에 진학하기만을 원한다. 그렇게 해서 막상 다음 단계로 올라가면, 잘 준비된 미국 학생들에게 밀리어 고전하는 것이 당연하다. 과연 일류 보딩에 진학한 한국 학생이 그 보딩스쿨에서 필요한 배울 준비가 다 되어 있는가? 아이비에 진학한 한국학생들은 그곳에서 필요한  도구를 모두 갖추고 있는가? 많은 경우가 그렇지 않다.

"어느 학교를 어느 정도 평점으로 졸업했다"는 것은 미국에서 별로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 왜냐면 이들은 우리와 같은 형식주의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8일장이냐 15일장이냐를 두고 피튀기는 당파싸움을 벌이던 우리 조상이나, 부분 급식이냐 일괄적 전체급식이냐를 놓고 설전을 벌이는 당금의 정치인들은 모두 형식주의자들이다. 어떤 것이 모양새가 좋으냐는 얘기다. 어떤 것이 더 실용적이냐는 염두에 두지도 않는다.

미국 학교에 들어가면 정말 많은 것들로 학생들을 괴롭힌다. 그냥 수업듣고 공부만 열심히 하게 내버려 두지 않는다. 학교가 마치 직장인 것처럼, 학생들에게 많은 일을 시킨다. 다양한 운동, 다양한 클럽활동, 학생회, 코러스나 오케스트라, 봉사활동, 교내 언론활동 등등...이 중 하나씩만 챙겨서 하더라도 공부할 시간이 없을 만큼 바쁘고 정신없다. 그래서, 많은 한국학생들은, 매우 피동적으로 이런 활동을 하거나, 공부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몇 가지 면피성 참여 외에는 대부분의 활동을 도외시 해 버린다. 이런 활동에 공부만큼의 열성을 보이는 학생들은 드물다.

근데, 대학에 가면 무엇을 할 것인가? 중고등 학생이나 그 부모들은 모두..."열심히, 죽자사자 공부해야지" 하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대학에서 죽자사자 공부한 아이들을 사회는 원하지 않는다.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우리 한국학생들은 대부분 태평양을 건너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야 한다. 왜냐면 졸업장을 금값으로 쳐주는 나라는 우리나라기 때문이다.

미국 회사들은 "졸업장은 됐어! 그래 부모 실망시키지 않고 졸업은 해냈군. 근데 대학에서는 뭘했니? 우리 회사에서 써먹을 뭘 배웠니?" 하고 묻는다. "강의 열심히 듣고 학점 잘 땄으니, 많이 배웠을 것 아닙니까?" 하고 반문하면, "아 그것! 그거야 누구나 다 하는 것 아닌가? 우리가 알고 싶은 것은 그것 외에 뭘 할 수 있느냐"일세. 그래서 한국 대학 졸업생들은 "아 저 노래 잘해요." "저 술 잘 마셔요." "녜, 저 열심히 배우겠습니다." 이렇게 밖에 대답할 수 없다. 회사들은 "우리가 학교냐, 너를 가르치게? 니가 등록금 낼래? 우리가 월급 주잖아." 이 단계에 오면 한국 학생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다. 미국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기초적 자질이 아니고, 지금 당장 써먹을 능력, 즉 경력인 것이다.

이제 대학을 갓 졸업한 사람이 무슨 경력이냐고? 그것이 바로 미국 교육이고 미국 사회이다. 그래서 대학 시절에 공부만 할 것이 아니라 경력을 쌓아야 한다. 그래서 인턴도 하고, 클럽활동도 하고, 봉사활동도 하고, 학생회활동도 한다. 미국 대학생들은 학점만 따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사회에서 써먹을 수 있는 일들을 하고 있다. 그것이 취업에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근데 우리 학생들은 졸업하기에 바쁘다, 그저 학점만 따면 그것이 다라는 엄청난 착각속에서 산다. 고등학교에서부터 공부만 했으니, 공부 외에 딴 일들을 할 생각도 못하고, 한다 하더라도 공부가 방해되어, 이것이냐 저것이냐 고민하다가 결국 공부에만 집중하게 된다. 그런 식으로 대학을 졸업하면, 다양한 경험을 쌓은 미국 학생들에게 밀려, 인종차별이니 국적차별이니 하는 변명만 들어 놓으며, 한국으로 회귀하게 된다.

시작부터 잘 해야 한다. 공부는 기본이다. 공부외에 뭘 잘 하느냐가 학생의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공부에 집중하지 말라. 한꺼번에 대여섯 가지에 집중하면서 모두를 잘 해내야 한다.

당금 미국의 화두는 "Multi-tasking"이다. 누가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일을 다 잘해내느냐 하는 것이 그 사람의 능력 평가의 기준이 되고 있다. 공부는 잘 해야 한다. 하지만 공부만 잘 하는 아이는 미국 교육에 걸맞지 않는 아이이다. 그런 학생은 한국에서 공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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